엄마
엄마는 참 빠른 분이셨다.
부지런하시고,
뚝딱 한 상을 차려내시는
마술사 같은 분이셨다.
그런 엄마가
참 믿음직스러웠다.
언제나 빠르게,
무엇이든 해내셨다.
없는 살림에도
자식들 영양 보충시키시려고
때때로 양계장에 직접 가셔서
한 아름 달걀을 사 오셨다.
그날 저녁이면
우리 가족 모두
삶은 달걀 파티를 하곤 했다.
가끔 운 좋게 만나는
쌍노른자 달걀은
달걀을 까먹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.
그 기억이
이제는 아득하다.
여름이면
엄마는
농장에 가셔서
복숭아를 잔뜩
머리에 이고, 품에 안고,
버스를 타고 돌아오셨다.
그때 엄마가 배달해 오신
그 복숭아의 맛과 향은
아직도 생생하다.
엄마……
운동회 때
엄마들 달리기 대회에 나가시면
늘 1등으로 달려 들어오시던
젊은 엄마.
내 엄마
내 엄마가 이제는
여기저기 아프시다.
다리에 힘이 없으셔서
자주 넘어지시고,
어지럽다 하시며
하루 종일 거실에 누워 계시곤 한다.
밥맛도 예전 같지 않으시다.
한두 숟가락 드시면
그만이다.
주무시며
허공에 손짓을 하시기도 하고,
코 고는 소리와
잠꼬대는
슬프도록 화려하다.
엄마,
내 엄마.
곁에만 계셔 주시길.
이제 달걀 파티는
제가 해드리고,
복숭아 배달도
딸인 제가 할 테니.
뚝딱 한 상을
차려내지 못하셔도 괜찮다.
백 미터를
한 걸음씩,
한 시간에 걸려 걸으신다 해도 괜찮다.
내 안의 젊은 엄마는
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.
엄마의 지극한 사랑은
오히려
더 깊어져만 간다.
엄마,
엄마……
늘 곁에 있어 주시길.
오늘도
성모병원 진료를 기다리시는
엄마 곁에서
간절히 기도한다.
늘
곁에 계셔 주시길.
엄마,
나의 엄마.
사랑하는
나의 엄마.
